Pieces, Pieces
'A piece' sometimes sounds like a reasonable quantitative and physical vocabulary. We call a piece as a finely cut part of the whole of a scale, or as the default that makes up something. It is also acceptable to refer the very nature of the object 'a piece', like in the cliché of poetry, calling the flood of sunlight 'a piece of sunshine' or naming past memories as 'a piece of memory'. There must be some pieces that embody the default state of existence in itself, not a part that represents the whole. It seems no important to notice the links between pieces or what a piece should be built into. The existence of narratives connecting pieces is no use either. To sum up, 'a piece' is a relatively abstract and attractive subject.

  Some have eyes for finding the ocean from shadows, and the sunset on a street. They see things beyond the surface in an image of a frame. They see a scene in a situation. They make a viewfinder by using thumbs and index fingers and capture the reality. Even without the finger viewfinder, they can easily crop the scenes that only matter to them. The scene that has already been spread becomes a page and a short story of several pixels. Images are collected again within the extracted short story, depending on which part is focused and which part is to be removed. For them these undiscovered, unimaginable scenes are considered to exist in infinite number of pieces. We only can assume the weight of images they see. However, it is obvious that the lives of those who record a world in a single piece – a piece that not everyone can see even with their eyes open – are exciting.

  It is fascinating to notice that we do not perceive photography itself while looking at it. It is not a photography we see, but it is memories that the photography holds or some aspects of the world that have yet to be seen are shown as information. It adds meanings to the presumption that there is something you want to say through photography. This is neither negative nor positive issue. However one of the interesting reasons of seeing the side of the world captured by a photographer's eyes is that the image has not been adapted into an object of color or any other quality. The premise that we can see what he has seen makes the act of looking at photography alive. We all have different sensitivities to light and angles of view, yet we all realize the different worlds that each person accepts through the act of looking at one picture. In other words, photography can be considered as the innocent eye for reality. This is about certain photography.

  This is about anecdotes on pieces of Kigon Kwak who is leaving to a city of summer. He observes a lot and enjoying it frequently. He is never lazy in a pursuit of observing. We can be assured that summer season will never stop him from being lazy. The collection of pieces may differ upon his circumstances, yet it does not change the fact that the pieces are never been seen before.
Suzy Soma Park, Curator / Agency Rary

조각, 조각
때때로 '한 조각'은 꽤나 정량적이고 물리적인 단어처럼 들린다. 어떤 규모를 가진 전체에서 정교하게 도려낸 한 부분, 혹은 무언가를 구성하는 기본값으로 해석되는 것에 큰 오류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 기원과 출처를 알 수 없이 갑작스레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물성 그대로를 '한 조각'이라고 일컬어도 어색함이 없다. 이때 '한 조각'으로 가늠되는 크기는 저마다 다를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빼곡하게 밀려드는 햇볕을 '한 조각의 햇살'로 부른다던가 지나간 기억을 '한 조각의 추억'으로 이름 짓는 식의 진부한 시적 허용에도 '조각'은 관대하다. 그렇다면 전체를 대변하는 부분으로서의 조각이 아닌, 그 조각 자체로 존재의 디폴트 상태를 내재한 조각들도 분명 있을 테다. 조각들 사이의 연결고리나 조각이 내재하고 있어야만 하는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그 조각 사이를 잇는 내러티브의 유무도 소용이 없다. 그러니 '조각'이란 꽤나 추상적이고도 매력적인 대상이다.

  그림자에서 바다를 보고 아스팔트에서 노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시야에 들어오는 한 조각의 이미지에서 표면 이외의 것을 본다는 뜻이다. 어떤 상황에서 하나의 장면을 보고, 동선에서 스팟을 본다.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펼쳐서 만든 그리드를 눈앞에 대고 현실을 본다. 어떤 때에는 굳이 손가락을 펴지 않아도 크롭 된 장면만이 도드라져 보인다. 이미 펼쳐진 풍경은 페이지가 되고, 여러 픽셀이 모인 단편이 된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또 어떤 부분을 잘라내는지에 따라 추출된 단편 안에서 다시 이미지가 채집된다. 이렇게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얼마나 흥미진진할까.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상상해보지 못한 장면들이 무한한 개수의 조각으로 이미 있다고 여겨질 때, 그가 몸담은 삶이 조금 더 근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내가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세상을 한 장의 조각으로 기록하는 사람에게 이미지의 무게는 어떻게 가늠될까.

  이따금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사진을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사진을 보면서 지나간 기억의 일부에 잠시 다녀온다던가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세상의 단면을 일종의 정보로 학습한다. 혹은 사진을 통해 말하려는 내용이 있다는 짐작으로 그 의미를 덧입힌다. 이것은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다만 사진가의 눈으로 포착된 세상의 단면을 다시 나의 눈으로 보는 일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그 이미지가 물감이나 다른 물성을 지닌 물체로 각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본 것을 나 역시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전제가 사진 보는 일을 살아있게 만든다. 빛에 대한 감도도 화각의 크기도 모두 다르게 태어난 고유한 인간들이 모여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더 즉각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진은 가장 순도 높은 현실의 눈인 셈이다.

  이것은 어떤 사진에 대한 이야기다. 곧 여름 나라로 떠날 곽기곤의 조각들에 대한 조각글이다. 곽기곤은 많이, 자주 본다. 보는 일에 게으름이 없다. 여름은 그를 게으름에서 지금보다 더 멀어지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나는 그가 새로 볼 것들을 궁금해할 것이다. 앞으로 그의 변모에 따라 조각의 모음이 달라진다 하더라도 그 조각은 내가 보지 못한, 오직 그만 볼 수 있는 조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박수지 독립 큐레이터 / Agency Rary